국민대차대조표의 활용
지금까지 국민대차대조표의 이해부터 작성방법까지 살펴보았습니다. 이와 같이 한 국가의 부의 수준을 기업의 재무재표처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살펴 보겠습니다.
③ 국민대차대조표의 활용
국부의 파악
국민대차대조표는 국부의 규모와 그 구성 및 변동내역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통계표입니다. 다시 한번 국부가 의미하는 것을 언급하자면, 국가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자산에 순대외금융자산(=대외금융자산 – 대외금융 부채)을 더한 것입니다. 금융자산 및 부채 중 순대외금융자산만 포함되는 이유는 국내 경제주체 간 금융 자산 및 부채는 서로 상계되기 때문입니다.
아래의 국민대차대조표(요약)을 보면 2022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2경 380.3조 원이며 이 중 비 금융자산이 1경 9,402.8조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.
생산성 분석 및 잠재GDP 추정
국민대차대조표로부터 산출되는 생산자본스톡과 자본서비스는 생산성 분석 및 잠재GDP 추정 등 중요한 분석에 사용됩니다. 특히 추정 기법에 따라 편차가 컸던 생산자본스톡이 국제 기준에 의해 공식적으로 편제됨으로써 경제분석에 유효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.
생산성 분석시의 자본투입량의 제공
일반적으로 생산과정은 여러 자재와 노동, 자본 등이 투입되어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컫습니다. 이때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대비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량을 측정한 것이 바로 생산성입니다. 즉, 한 단위의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여 얻을 수 있는 재화 및 서비스의 물량이 생산성 측정지표가 됩니다.
그런데 생산과정에는 여러 자본재가 투입되며 각 자본재는 자본서비스를 제공합니다. 이 때문에 생산과정에 투입된 자본의 물량을 다른 말로 ‘자본 서비스 물량’이라고도 하는데, 이 자본 서비스물량은 자본재의 생산자본스톡으로부터 계산됩니다. 각 자본재가 제공하는 자본서비스는 생산자본스톡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으며, 자본서비스물량은 각 자본재가 제공하는 생산적 서비스를 전체적으로 가중 합산한 것입니다. 이때 각 자본재가 제공하는 자본서비스에 대한 대가, 즉 자본재의 사용자 비용이 가중치의 역할을 하며, 자본의 사용자 비용에는 자본재를 조달하는 데 필요한 금융비용, 자본재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감가상각비, 자본재 가격 변동에 따 른 기대차익 등이 포함됩니다.
이와 같이 각 자본재의 사용자 비용을 가중치로 하여 각 자본재의 생산자본스톡에서 제공되는 생산적 서비스를 전체적으로 가중 합산한 것이 ‘자본 서비스 물량’이며 이는 생산과정에서의 자본 투입량에 해당합니다. 한 나라의 생산성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과 함께 노동 투입량, 자본 투입량 등의 기초자료가 잘 갖추어져야 하며,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국민대차대조표는 국제적기준에 부합하는 ‘자본 투입량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.
잠재GDP 추정
생산자본스톡과 자본서비스물량은 잠재GDP 추정에도 사용됩니다. 잠재GDP는 실제 관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계열접근법, 구조모형접근법, 생산함수접근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. 이때 이중 생산함수접근법에서 국민대차대조표의 자본투입량으로 자본서비스물량 또는 생산자본스톡을 활용하고 있습니다.
국민대차대조표를 통한 가계 자산 분석
국민대차대조표는 가계, 기업, 정부 등 개별 경제주체들이 보유한 순자산 규모 및 구성내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. 2022년 말 기준 경제주체별 순자산 수준을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경 1,237조 원으로 국부(2경 380조 원)의 55.1%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으며, 다음으로 일반정부(5,242조 원, 25.7%), 법인(3,902 조 원, 19.1%) 순으로 나타났습니다. 2022년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 구성내역을 살펴보면 주택이 51.0%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, 상업용 빌딩 등 주택 이외 부동산이 23.6%로 뒤를 이었습니다. 주택 및 주택 이외 부동산을 합한 비중은 74.6%로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, 다음으로 현금 및 예금(20.4%), 보험 및 연금(13.8%), 지분증권 등(8.7%) 순으로 나타났습니다.
한편 가계 총자산을 추계가구로 나눈 가구당 순자산을 산출하여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수준을 국제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. 202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당 순자산은 5억 2,071만 원으로 추정되어 시장 환율로 환산한 금액은 40.3만 달러였으며, 이는 미국, 호주,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. 그러나 각국의 물가 수준을 비교하여 산출되는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는 62.6만 달러로 프랑스, 영국과 비슷하고 일본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. 다만 위와 같은 국제비교 시 국가별로 자산 측정 방식 및 포괄 범위 등이 상이하고 시장환율로 비교 시 환율 변동성이 매우 높은 점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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